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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김애란 소설, 문학동네

총 119 건의 상품평
₩ 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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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2
굳굳 읽어보세요~!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매일 한 편씩 읽어나가는 성취감도 있고 덕분에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2017-10-07
읽고싶엇던책인데 로켓배성에 잇어서 너무좋아요~
2017-12-02
김애란 씨의 소설은 '진짜'이다.
재밌습니다. 잘 읽었어요
2018-01-28
인터넷에서 책리뷰내용을 보고 주문했어요. 인생의 과도기에 놓여있는 친구에게 선물해주려고 샀는데, 파손없는 것으로 잘 도착했습니다.
2018-02-13
설연휴 책 한권정도 마스터해주는 센스 화제의 소설로 픽 해주는 센스
2018-03-27
읽고남 가슴이 먹먹해요 읽음서 많이 울엇어요~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이들게하는 책입니다
2018-05-30
침묵의 마지막 당부는 무엇일까.
당신의 말은 나의 언어로... 레이스를 덧댄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있다. 책표지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책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바깥은 여름. 초록과 청록, 청록과 파랑, 딱 그 중간의 여름이다. 여름, 한참 여름인 바깥을 뒤로 하고 문을 연다. 안으로 들어간다.   소설을 읽는다는 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을 따라 다른 세계,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여러 편의 단편을 이어 읽지 못 한다. 단편집을 사두고서 한 두 개만 읽는 일이 다반사다. 심지어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은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도 그렇다. 이를 테면, 단편집 2권과 장편소설 10권 시리즈를 앞에 두고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장편소설 10권을 선택한다. 문을 열고 첫 문장을 따라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그 일은, 떨리면서도 기대되는 그 순간은 책 한 권에 한 번 뿐이어야 한다. 내게는 그렇다.   첫 번째 단편 <입동>은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 단편 <노찬성과 에반>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살다가 ‘에반’이라는 개와 같이 살게 된 부모 없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두 부부는 아이를 잃었고, 노찬성은 이제 곧 에반과 이별해야 한다. 황급히 떠나버린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일은 아파트 대출금과 높은 이자의 부담을 연기해주지 않는다. 슬픔과 돈이 제각각 널뛴다. 에반의 ‘안락사’를 위해 필요한 돈 10만원. 할머니 몰래 전단지 배포 아르바이트를 해서 일주일간 전단지 오천 장 이상을 돌려 십일만사천원을 모은 노찬성은 유심칩을 사느라, 핸드폰을 개통하느라, 핸드폰 투명 필름을 사느라, 에반의 안락사를 하루 이틀 미루게 되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에반은 스스로 세상을 등진다. 노찬성은 젊은 부부처럼 그렇게 갑자기 에반을 잃는다.   <건너편>에서 경찰 공무원인 도화는 술을 마시고 늦게 돌아오는 이수를 기다리며 오늘에도 미뤄질 이별에 대해 생각한다. 도화가 이별을 준비할 때면 두 사람 사이에 꼭 무슨 일이 생겼다. 그 즈음, 도화는 이수가 살고 있는 집의 전세자금을 자신 몰래 사용했음을 알게 된다. 크리스마스 저녁, 노량진 수산 시장에서 25만원짜리 줄돔을 주문하는 이수. 자신의 한 달 생활비인 적도 있던 큰 돈을 들여 생선회를 구입한 이수는 도화의 접시 위에 두툼한 줄돔 한 점을 올려놓는다. 하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이수가 도화 몰래 회사를 관두고 노량진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도화는 딱 한 번만 기다려 달라는 이수에게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베갯잇에 묻은 흰 머리카락, 눈가 주름, 살냄새 그런 것이 밀려왔다. 한겨울, 도화가 오들오들 떨며 현관문을 열면 따뜻한 두 손으로 언 귀를 녹여주던 모습과 여름이면 도화 쪽으로 바람이 더 가도록 선풍기 각도를 조절해주던 이수의 옆얼굴도. 그때서야 도화는 어제 오후, 주인아주머니를 만난 뒤 자신이 느낀 게 배신감이 아니라 안도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수 쪽에서 먼저 큰 잘못을 저질러주길 바라왔던 것마냥.(118쪽)     이 문단에 대해서라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가 말해주지 않아도 독자는 이미 도화의 마음을, 그러니까 오래된 연인에 대한 실망과 이별을 바라는 도화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때서야 도화는... 이라고 작가가 덧붙이기 전에 독자는 이미 도화의 심정에 도착해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결심과 후회의 바로 그 지점에.   전형적으로 사는 아버지와 악착같이 자신의 삶만을 살아가는 곽교수의 이야기 <풍경의 쓸모>와 가려진 손 사이로 자신의 아이가 웃는지 우는 건지 궁금해 하는 <가리는 손>을 읽는 즐거움도 컸다. 시리와의 대화가 인상적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마지막 두 쪽에서 뭉클해졌다. 제일 좋은 작품은 <침묵의 미래>였다.   이 세계에 단 하나뿐인 언어를 구사하는 ‘마지막 화자들’이 모여 사는 곳. 혼자서, 그러나 같이 모여 사는 그 곳에서, ‘나’는 혼자 남겨진 사람들이 고통과 인내, 고립과 두려움 속에서 살고 그리고 죽는 것을 지켜본다. 고독 때문에, 또는 예상되는 고독 때문에 조금씩 미쳐가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해당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가 세상을 뜨고, 전시실 앞에 붉은색으로 ‘멸’이라는 중앙어가 박히는 모습을 지켜본다.   말을 향한, 말에 대한 지독한 향수병이 한 번도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한, 이국의 언어 속에 살아 본 적 없는 내게도 전해진다. 나와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커피숍 바로 옆자리,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아무런 노력 없이 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같은 말로 응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다시 생각한다.   김애란이 쓴 대로, 김애란이 적은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생각한다. 김애란을, 지금. 여름을 기다리는 이 시간 읽는 일이 얼마나 행운인지 다시금 생각한다.     당신이 누구든 내 말은 당신네 말로 들릴 것이다. (124쪽)     맞다. 당신의 말은 내게 나의 말로, 나의 언어로 들린다.
2018-05-30
담담하고 소란하지 않은 위로가 필요한 이에게 권하고싶은
수년전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재밌게 읽었던게 생각나서 작가의 단편집 모음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골라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어떤 유명한 심리학 책보다 진정한 위로를 건네준 책이었다. 단편들의 조각이 각각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야기를 관통하는 감정의 여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 했다. 때론 내가 가진 슬픔에 대한 주변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소리없는 폭력처럼 나에게 비수가 되어 날아올 때가 있다. 그 시선들을 담대하게 극복할수 있도록 조용하면서도 흔들림없는 지지가 되어주는 구절들을 발견할때의 기분은 온전하게 내가 세상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었다.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 내 옆에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돌아봄의 자세를 되새기게 해주는 내용부터 너무나 비극인듯 하지만 그 또한 우리네 삶의 한 장면 일수밖에 없는 순간들을 억지스러움 없는 담담한 문체로 진중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각각의 단편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우리 삶의 평범한 모습들이며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구분짓기 어려운 경계의 그것도 있었다. 주변에서 언제든지 마주칠법한 주인공들이지만 각자가 품고있는 고민의 깊이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각자의 삶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속에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감정만을 강요하지 않는 작가의 배려가 고마웠다. 작가가 그리는 장면들은 너무나 평범한 일상속에 스며드는 비극이며 냉소적인 희극이었다. '나에게 이런일은 절대 일어날거 같지 않아'라고 부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삶과 불행은 종이 한장의 앞면, 뒷면처럼 예고없이 불어온 바람에도 갑작스레 뒤집어 질 수 있는 것임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책에 빠져들수록 진짜의 삶과 가짜의 삶이 구분이 되지 않는 경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시간'이라 부르는 뭔가가 '빨리 감기'한 필름마냥 스쳐가는 기분이 들었다.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한. 점점 그 폭을 좁혀 소용돌이를 만든 뒤 우리 가족을 삼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 문장은 마치 작가의 인생 귀퉁이에 내 인생의 귀퉁이가 사슬처럼 엮여있는 듯 내 마음 깊은곳의 이야기를 꺼내놓은 것 처럼 시린 울림을 남겼다. 글자 한자 단어 하나 문장 한개를 지나가는 눈길에 내 한숨과 슬픔이 조금씩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살아가면서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성장한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라 추측해본다. 나 역시 겪어봐서 다 알고있다고 착각하며 건네는 그 위로가 때로는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참동안 깨닫지 못했었다. 아마도 나와 타인의 아픔과 슬픔의 크기를 빗대어 생각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건 내게 새겨진 상처를 되도록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조급증때문이 아니었을까? 바깥은 여름이지만 여전히 겨울을 지내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내가 겪었던 감정들의 변화를 강요하지 않으며 진심을 전하고 싶을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시간이 매일 뺨을 때리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더라도 결국은 그 시간도 당신의 생에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고.
2018-05-31
삶의 대조적인 온도차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들려주는 책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 없는 강아지 에반을 걱정하며 울고, 김영우네 집의 복분자액이 튀어버린 벽지를 상상했다. ‘바깥은 여름’은 그런 책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자기전 침대에 누워서 남편에게 읽은 책의 내용을 이야기 했고, 우리는 같이 울었다. 사랑하는 강아지를 고통으로부터 잠들게 해줄 안락사 비용 10만원. 그걸 힘겹게 전단지를 돌려가며 모은 초등학생 찬성이. 찬성이가 갖고 싶었던 3만4천원 짜리 ‘터닝메카드 카드’를 눈 앞에 두고 10만원을 손에 쥔 채 갈등하는 그 마음. 에반이 혹여 안락사보다는 나랑 끝까지 함께 하고싶어하진 않을까 하며 전에 없던 의심을 해보는 찬성이의 마음. 유년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는 감정을 새록새록 다시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작가는 활자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글자가 살아 숨쉬는 책. ‘희노애락’의 어렴풋한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어렴풋함과 모호함을 뛰어 넘어서서 눈으로 그려지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들. 진심을 다해 꾹 눌러 글을 썼다는 것이 이런걸까 하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통해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묘사를 해냈고, 겪지 않은 사람도 타인에게 반발짝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를테면 때론 받아들일 수 없었던 타인의 마음, 그게 이런거였을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엄마가 포장김을 뜯어서 굳이 접시에 담아주었던 것, 음료를 병째 마시지 말고 컵에 따라 마시라고 했던 것. 그렇게 작은 것들이 나중에 큰 걸 지켜주기도 한다고 했던 소설 속 ‘재이엄마’처럼. 우리 엄마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 더 타인과 가까워 지는 것이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 위로의 말을 전하진 않는다.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라고 권유하지도 않는다. 그저 소설 속 짧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우리와 같은 시기를 살아가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온도를 전해줄 뿐이다. 그 온도는 너무 적당하고 그렇기에 독자는 한 문장도 허투루가 읽을 수가 없다. 오랜시간 월세를 전전하다가 드디어 내 집을 마련했을 때의 그 느낌. 어딘가에 가늘고 연한 뿌리를 내렸다는, 나는 원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는 옅은 안도감. 사랑하는 연인이 먼저 사회인이 되어 갈 때, 아직도 고시원과 노량진을 전전하며 앞서가는 연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아야 하는 이상한 기분. 부모님과 떠난 여행. 그리고 익숙지않은 여행에 어색해하는 엄마와 주변 사람들이 노니는 대조적인 풍경. 바닷가에 도착해 신난 엄마 또래 중년 여성들과 어색한 엄마의 온도차. 화려한 수영복과 대조적으로 맨 살 아래 드러난 하지정맥류. 싸늘하게 식어버린 커피, 차분하다 못해 고요해져버린 공간. 그리고 그 곳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바깥. 따뜻하고 때론 덥고 치열한 바깥. 작가는 삶의 대조적인 온도차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들려준다. ‘바깥은 여름’이다.
2018-05-31
인간의 이기심과 역설적 면모를 반성하게 하는 소설
김애란 소설 <바깥은 여름> 바깥은 여름이라고 한다. 내 마음 속 방은 겨울인데 밖은, 나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름이란다. 그래서 읽고 싶었다. 나도 올해에는 녹음 짙은 여름을 지낼 수 있을까해서... 지금 겨울인 사람들은 삶을 힘겨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하는가.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그 '무엇'에 대한 일곱가지 이야기이다. 독자가 그 '무엇'을 알게 되고, 인정하고 해결하게되면 그들에게도 여름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울었다. 밤새 울면서 아픈 마음을 쓸어 내리고, 겨울에 머물게 했던 나의 '무엇'을 발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입동'과 '노찬성과 에반' 이다. 입동에서 젊은 부부를 힘들게 하던 '무엇'은 '아이의 죽음'이다. 그리고 그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기 보다 기계적으로, 때로는 하찮게, 때로는 왜곡해서 대하는 '타인들의 언행'이 아이를 잃은 부부를 괴롭게 했다. 어린이 집 차에 깔려 즉사한 아이의 집에, 어린이집 교사는 실수로 복분자를 선물로 보낸다. 그 선물은 당연스럽게 방치되었고, 이 사실을 모르고 복분자를 개봉한 어머니에 의해 부엌 벽지는 엉망이 된다. 마음을 추스리고 아내와 남편은 벽지를 새로 바르지만, 벽지는 곧 죽은 아이와의 추억이었고, 바닥에는 아이의 이름이.. 쓰여지다만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아내는 바닥에서 울고, 남편은 풀먹인 벽지를 바닥에 내려놓치도 못한 채. 팔을 들고 벌벌 떨면서 울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고 있는 젊은 부부의 모습에 타인의 죽음에 무관심했던 나도 반성하며 울었다. 노찬성과 에반에서는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의 모습이 담겨 있다. 노찬성은 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매우 가난했고 외로운 학생이다. 에반은 노찬성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워온 강아지이다. 에반이 늙어서 암에 걸려 죽어가는데, 통증이 심해서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으나 '안락사'를 제안받았고 비용 10만원을 벌기 위해 노찬성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전에 자신에게 많은 위로를 주었던 에반을 위해 편안한 죽음을 선물하기로 한 노찬성.. 막상 돈이 생기자 할머니 지인에게서 건내받은 휴대폰을 개통하는 데에 돈을 쓰고, 아직 안락사 비용은 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 휴대폰 케이스 등 주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돈을 쓴다. 그리고 수중에는 6만 5천원이 남는다. 자기 합리화. 어쩌면 안락사는 에반을 위한게 아닐 수 도 있다라는 노찬성이란 인간의 합리화. 결국 노찬성이 재밌게 놀다가 들어온 어느 날, 에반은 사라졌다. 찬성이는 에반을 찾다가 처음 만났던 휴게소로 향하고 피가 흐르는 묵직한 봉투를 발견하지만 그것을 끝내 펼쳐보지 않는다. 노찬성은 알고 있었을 거다. 그 봉지 안에 차에 치여 죽은 에반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고통스러워 스스로 차에 몸을 던졌을 에반을 본다면 노찬성은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를 직면해야 했을 것이다. 이를 회피하는 노찬성의 모습은 갖은 핑계로 남탓을 하며 현재의 나를 겨울에 머물게한 나의 모습과 닮아있다. 제일 읽기에 괴로웠고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 였다.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을 통해 나를 짓누르는 '무엇'을 발견했다. 일곱가지의 단편을 읽으면서 인간의 이기심과 역설적 면모를 바라고게 되었고, 그 면모가 나에게도 있음을 눈물로 반성하게 하는 소설이다. 김애란 작가는 워낙 유명했고 우연히 강연도 들은 적이 있는지라 익숙한 작가였다. 그러나 제대로, 작품 안에서 김애란 작가를 만나본적이 없었다. 이 소설책 한 권으로 나는 김애란 작가의 다른 소설을 매우 읽고 싶어졌다. 나의 세상을 여름으로 만들어준 <바깥은 여름>! 꼭 읽어보시라 추천하고 싶다.